제목 | 왼손의 그늘 | 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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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쓴이 | 정서영 | 등록일 | 2012-12-03 | 조회수 | 2,628 |
용서하라
용서하라 용서하시라 이 가을날 나의 사랑을 얼마 남지 않은 저 잔광의 빛으로 당신을 몰고 가는 일 그것이 내 연애법이다 그 몰입에 얼마나 당신이 괴로워했을 줄 모든 빛이 꺼지고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처럼 당신과 내가 어느 풀밭에 앉아 있다 하자 젓가락을 들어 당신은 내 입에 음식을 넣어준다 음식 밑에 바쳐진 당신의 왼손 그 아래로 그늘이 진다 왼손의 그늘, 지상에서 내 삶이란 당신이 만들어준 왼손의 그늘에서 놀다 가는 일 놀다가 가끔 당신이 그리워 우는 일 코스모스처럼 내 등을 툭 한번 쳐보다가 돌아가는 당신의 늦은 귀가 그림자가 사라질 때 나의 연애는 파탄의 골목길 용재 오닐의 비올라 소리 같은 깊고 슬픈 당신의 오랜 귀가 |